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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유머시사

공포) 모르는 여자를 함부로 구해주지 마라

거북선인 2018. 12. 5.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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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Masters of horror 마스터즈 오브 호러 에피소드 제니퍼



장대한 피의 오페라 

에피소드 4, 다리오 아르젠토의 <제니퍼> Jennifer 


현존하는 최고의 호러 감독 다리오 아르젠토. 

그는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아버지로 인해 그 누구보다 영화와 친숙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의 재능은 영화평론가를 시작으로,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원안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와 같이 쓰며 뛰어난 각본가로 명성을 얻으며 서서히 꽃피운다. 


그리고 69년 ‘지알로’(잔혹범죄물) 스타일의 영화 <수정 깃털의 새>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마리오 바바의 뒤를 잇는 이탈리아 호러의 거목이 탄생한 것이다. 

그의 영화는 특히 영상이 강렬하다. 원색의 화려한 색감을 즐겨 사용하면서, 

초현실적인 미적 감각을 마음껏 드러낸다. 


다른 이의 영화에서 난도질로 불리는 끔찍한 살인의 순간은, 

아르젠토 영화에서는 예술로 승화된다. 


장대한 호러 오페라의 세계를 열어가는 아르젠토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4번째 에피소드인 <제니퍼>를 통해 

예의 그 살벌한 피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제니퍼는 매우 특별한, 한 여성의 이름이다. 

남자들은 그녀와 인연을 맺는 순간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경험을 하며 파멸의 길을 걷는다. 

값싼 동정과 쾌락에 대한 집착이 스스로를 망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 과정을 잔혹하리만치 섬뜩하게 담아내고 있다. 


잠복근무 중인 경찰 프랭크는 

한 남자가 여성을 밧줄로 포박한 채 끌고 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칼로 그녀의 목을 내리치려는 순간 프랭크의 총구는 남자를 향해 불을 뿜고, 

여자를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자신의 품에 안겨 흐느끼는 여자의 얼굴을 본 순간 

프랭크는 숨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는다. 


제니퍼는 목 아래까지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위로는 차마 인간이라고 말할 수 없는 끔찍한 외모를 지녔다. 


커다랗게 찢긴 입은 아무렇게나 벌어져 있고, 

그 사이로 날카로운 이빨이 제멋대로 박혀 있다. 

혓바닥은 보는 것만으로 썩은 악취가 나는 듯하며, 

흘러내리는 침은 고름 같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큰 눈동자는 온통 검은자위만 드러내고 있다. 

프랭크는 끔찍한 외모로 모진 학대와 놀림을 받았을 제니퍼를 위로하며 

동정의 손길을 건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아르젠토는 제니퍼의 과거에 대해서 조금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그녀가 하는 두 가지 행동을 통해 대략적이나마 정상적이지 못한 

성장 과정을 짐작해볼 수 있다. 


제니퍼는 야생에서 살아가는 짐승이나 마찬가지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고,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 역시 불가능하다. 

오직 본능에만 충실할 뿐이다. 


성욕이 동하면 반드시 풀어야 하며, 식욕을 느끼면 즉시 배를 채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녀의 외모는 끔찍하지만, 목 아래의 육체는 대단히 훌륭하다. 

더욱이 그녀는 남자를 극도의 쾌락으로 이끄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 듯하다. 


프랭크는 그녀와 섹스를 하며 쾌락에 빠지지만, 

육식을 즐기는 그녀의 식욕만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녀는 특히 인육을 선호해 프랭크를 난처하게 만든다. 

이것은 단순한 암시나 가벼운 묘사로 끝나지 않는다. 




<제니퍼>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1에 속한 13편의 영화들 가운데 

미이케 다카시의 작품과 함께 가장 잔인하다. 


그 표현의 수위는 웬만한 극장용 호러영화들도 한수 접을 만큼 강렬하다. 


하지만 살인 연출은 기존의 아르젠토 영화와 다르다. 

여기엔 그만의 ‘미학’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니퍼는 계획적인 살인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살인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결국 탄성을 자아내는 살인 미학의 자리에는 불쾌함과 소름 끼치는 

광경만이 생생하게 자리잡는다. 


특히 옆집에 사는 어린 소녀의 배를 찢고 내장을 먹어치우는 장면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과 어린 소녀와의 만남과 죽음을 지독한 잔혹 버전으로 바꾼)은 


고어 효과에 유난히 집착하는 80년대 초반의 이탈리아 호러영화처럼

망설임이 없다. 끔찍한 외모로 공포와 연민의 정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제니퍼의 비애. 


하지만 아르젠토는 휴먼드라마를 포기하고 핏빛 색깔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비록 아르젠토 특유의 살인 미학을 즐길 순 없지만, 

최근 호러영화에서 만나기 힘든 섬뜩함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과연 대가다운 솜씨다.


모르는 여자를 함부로 구해주자 말라 남자여..


일본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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